표준화재에 노출된 강구조 보-기둥 접합부 거동에 관한 실험적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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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연구에서는 엔드플레이트, 브라켓, 웨브이음판 모멘트 접합부에 대해 화재 노출 시 거동을 실험적으로 분석하였다. 접합부 형상마다 두 개의 실험체를 제작하여 상온재하실험과 재하가열실험을 수행했으며, 보 부재보다 접합부가 먼저 파괴되도록 유도하였다. 그 결과 상온실험에서는 의도한 대로 접합부마다 다른 파괴양상이 관찰되었으나, 화재실험에서는 접합부의 종류와 무관하게 보 부재의 소성 굽힘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접합부보다 보 부재의 온도가 더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브라켓 실험체의 경우 접합부의 형상으로 인해 소성힌지가 기둥에서 멀리 떨어진 위치에 형성되었으며, 이로 인해 다른 실험체보다 안정적인 고온 거동을 보였다.
Abstract
In this paper, the behavior of three representative types of steel beam-to-column connections (endplate, bracket, and web-plate moment connections) exposed to fire was experimentally analyzed. Each connection type had two specimens: one for structural testing at ambient temperature and the other for structural-fire testing. For each specimen, connection was designed to have strength similar to or weaker than beam plastic moment, allowing various behaviors of the connection at ambient temperature. However, all specimens in the fire test failed due to plastic hinge formation at the beam, irrespective of their types. The temperatures at connections were lower than that at the beams during all the fire tests, potentially influencing the failure mode. For the bracket specimen, plastic hinges were formed apart from column due to shape of connection, providing more stable behavior than other specimens during the fire test.
Keywords:
Fire resistance, Steel joint, Beam-to-column, Structural fire test, Elevated temperature키워드:
내화성능, 강구조 접합부, 보-기둥 접합부, 재하가열실험, 고온1. 서 론
최근 건축물이 고층화 및 대형화가 됨에 따라 화재 발생 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재 대책의 일환으로 건축물 화재안전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국내 물류 및 창고 시설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수반한 화재가 연달아 발생함에 따라 강구조물 내화성능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구조물은 콘크리트 구조물에 비해 부재가 세장하므로, 강구조 설계는 곧 골조의 안정성(stability) 확보로 이어진다. 열전도도가 높은 강재의 특성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면 구조부재의 강도 및 강성이 급격하게 저하되어 구조물의 안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여러 부재를 연결하는 접합부가 화재에 노출되면 전체 구조물의 안정성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인접한 보와 기둥에 추가적인 하중을 부담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화재안전을 고려한 강구조 설계를 위해서는 화재 시 접합부의 거동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현행 건축구조부재의 내화시험방법(KS F 2257-1, 4, 5, 6, 7)[1]에서는 벽체, 슬래브, 보, 기둥 등 부재 단위를 중심으로 내화성능 시험절차 및 성능평가기준 등을 규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나 강구조 접합부는 시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에서는 주로 부재 단위의 내화성능 관련 연구가 수행되어 왔으며[2]-[4], 강구조 접합부의 내화성능에 관한 실험적, 해석적 선행연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국내의 건축물 강구조 설계기준(KDS 41 30 10)[5] 등에는 아직까지도 공학적 계산에 의한 구체적인 내화구조설계법이 포함되지 않아, 사실상 실무에서 강구조 접합부의 내화설계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한편, 유로코드(EN 1993-1-2)[6]와 미국 강구조학회 설계기준(AISC 360-22, App. 4)[7]에서는 볼트와 용접부의 고온물성 저감계수를 적용하여 상온강도와 유사한 방식으로 고온강도를 계산하게 되어 있다. 특히, 유로코드에서는 접합부 요소가 보 부재보다 온도가 낮을 것으로 가정하여 강구조 접합부의 내화성능을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구조 접합부의 내화성능에 관한 실험 연구는 그 중요성에 비해서 아직 사례가 많지 않다. 그중 대표적으로 Wang et al.[8]은 웨브이음판, 엔드플레이트, 웨브더블앵글 접합부 등을 대상으로 한 재하가열실험을 통해 다양한 강구조 접합부의 거동을 확인한 바 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화재 시 보 및 기둥 부재뿐만 아니라 접합부 요소도 심각한 구조적 손상을 입을 수 있으며, 기둥의 강성 등 외부적 요인이 접합부 요소의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다른 선행 연구[9],[10]에서는 고온에서 접합부의 거동이 상온에서와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단순히 상온 설계식에 고온 물성을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접합부의 실제 고온 거동을 평가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Dai et al.[11]의 실험에서는 보 및 접합플레이트가 내화피복된 경우에 기둥과 볼트가 화재에 노출되어도 비교적 낮은 온도를 유지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화재 동안 볼트 등 접합부 요소의 온도는 보 및 기둥 부재 온도보다 낮게 유지되었는데, 이는 유로코드의 낙관적인 관점에 부합한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선행연구들은 등온재하 방식으로 실험하여 실제 화재 시 열전달 및 확산에 의한 효과가 무시되거나[9],[10], 비재하 실험으로 인해 접합부의 거동을 알 수 없었다[11]. 또한, 가열로의 크기 제한으로 소규모 실험체를 사용하는 등[8], [9], [11]의 한계가 있다.
이 외에도 강구조 접합부 내화성능에 관한 주목할 만한 몇 가지 실험 연구[12]-[14]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강콘크리트합성보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강구조 접합부의 거동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연구에서는 해당 내용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는 재하가열실험을 통하여 화재 시 강구조 보-기둥 접합부의 거동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강구조 접합부의 내화성능 시험절차 및 내화설계기술법의 개발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십자형 접합부 형태의 실험체를 고안하여 상온재하실험 및 재하가열실험을 수행하였으며, 엔드플레이트 접합부, 브라켓 접합부, 웨브이음판 모멘트접합부 등 다양한 접합부 형태를 변수로 하였다. 변형 및 파괴 양상 등을 분석하여 상온과 고온에서의 접합부 거동 차이를 비교하였다.
2. 실험 방법
2.1 실험체 형상 및 재료
국내에서 재하가열실험이 가능한 시설은 대부분 내화성능 인증시험 규격에 맞추어져 있어 실험체의 크기 및 형태에 제한이 있다. 또한, 가열로 내부에서는 하중지지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최종적으로 Fig. 1과 같이 십자형 접합부의 형태로 실험체를 계획하였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세부운영지침을 참고하여, 국내 내화시험 규격과 동일한 H-400×200×8×13 단면의 보 부재를 사용하였다. 실험체의 지지조건 또한 보 내화시험 절차와 유사하게 지점거리 4.2 m의 단순지지로 하였으며, 지점 위치에서는 보의 국부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전높이 스티프너를 추가하였다.
한편, 기둥 강성이 너무 작으면 기둥의 변형으로 인해 접합부 요소의 변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을 우려가 있어[8], 내화시험 규격보다 큰 H-400×400×13×21 단면을 기둥에 사용하고 보 플랜지가 위치할 높이에 수평 스티프너를 추가하였다. 또한, 기둥의 길이를 보 춤보다 위아래로 200 mm–300 mm 정도 더 길게 만들어 화재 실험 시 열이 기둥을 거쳐 접합부 요소까지 전달되도록 하였다.
기둥 바깥 면으로부터 지점까지의 전단거리(Ls)는 1.9 m이며, 이는 스팬 7 m–10 m 정도의 강구조 모멘트 골조에 중력하중이 작용할 때 기둥 바깥 면으로부터 보의 변곡점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Fig. 2 참고).
보, 기둥 및 접합플레이트 등은 용접성을 확보하고자 모두 SM275 강종(KS D 3515)을 사용하였다. 제작사의 제공 자료에 따르면, 실제 항복강도는 322 MPa, 인장강도는 455 MPa로 각각 공칭강도의 약 1.16배, 1.11배이다.
한편, 볼트는 S10T의 고장력 볼트(KS B 2819)를 사용하였으며, 대부분 표준볼트장력까지 전인장조임을 하였다. 다만, 엔드플레이트 실험체의 경우 작업공간의 문제로 임팩트렌치를 사용한 밀착조임을 하였다.
2.2 접합부 형상
강구조 접합부 내화성능에 관한 다수의 선행 실험 연구에서는 주로 엔드플레이트 접합부를 사용하였다. 이 연구에서도 문헌과의 비교를 위해 플러시 엔드플레이트 접합부를 대상에 포함하였다. 실험체의 크기를 고려하여 압축 볼트 2개(1열)와 인장 볼트 4개(2열)를 사용한 형태로 정하였다.
플러시 엔드플레이트는 전단 접합부로서 설계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실제 거동은 어느 정도 모멘트 전달을 하는 반강접 접합부이다. Eatherton et al.[15]은 항복선 이론에 근거하여 플러시 엔드플레이트의 공칭 휨 강도 Mn 계산법을 제시했으며, 이를 정리하면 식 (1)과 같다(Fig. 3 참고).
(1) |
fy 엔드플레이트 항복강도
t 엔드플레이트 두께
b 엔드플레이트 폭
hk 압축플랜지 중심에서 k번째 인장볼트열까지의 거리 (k = 1, 2)
pfi 인장플랜지 끝에서 첫 번째 인장볼트열까지의 거리
pb 볼트열 사이 거리
g 게이지 길이
s
여기서 마지막 항(b/4)는 이 연구의 실험체에 맞게 압축플랜지 위치에서의 항복선을 반영한 것이다.
한편, 위 식은 인장볼트가 항복하지 않은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유로코드(EN 1993-1-8)[16]의 약산법을 참고하면, 거동이 인장볼트에 지배적일 때 엔드플레이트 접합부의 공칭 휨 강도 Mn를 아래와 같이 단순히 계산할 수 있다.
(2) |
fnt 볼트 공칭인장강도
Ab 볼트 공칭단면적
hk 압축플랜지 중심에서 k번째 인장볼트열까지의 거리 (k = 1, 2)
일반적으로 플러시 엔드플레이트는 전단접합으로써 주로 사용되는 것을 고려하여, 접합부의 공칭 휨 강도를 보 소성모멘트 Mp의 약 80% 수준이 되도록 설계하였다. 이는 접합부에 파괴를 유도하여 상온과 고온에서의 접합부 거동 차이를 극명하게 보기 위함이다. 다만 볼트의 경우 급격한 취성 파괴를 방지하기 위해 볼트 인장파단에 대한 공칭강도가 보 소성모멘트보다 크도록 설계하였다. 그 결과 엔드플레이트의 두께는 21 mm, 볼트는 M24를 사용하였으며, 접합부 상세는 Fig. 4와 같다. 접합부의 파괴모드별 공칭 휨 강도는 Table 1에 정리하였다.
한편, 위와 같이 설계했을 시 엔드플레이트의 공칭전단강도는 예상 소요전단력에 비해 충분히 크므로 실험체 거동에 전단이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있다.
브라켓 접합부는 시공성이 좋아 국내 실무에서 널리 사용되는 접합부이나, 형상이 복잡하여 다양한 파괴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실험체의 규모를 고려하여 보 이음의 위치를 기둥 플랜지 바깥면으로부터 400 mm 떨어진 곳으로 정하였다.
국내 설계기준에 따르면 마찰접합으로 이음판을 설계해야 하나, 이 연구에서는 접합부의 상온 및 고온 거동 차이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하고자 다양한 파괴양상이 나타날 수 있는 지압접합으로 설계하였다. 또한, 일반적으로 접합부는 보 소성모멘트 이상의 강도를 발현하도록 설계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접합부의 파괴가 선행되도록 유도하였다. 이는 접합부에 변형이 집중되도록 함으로써, 화재 노출 시 접합부의 다양한 거동을 확인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 실험체의 경우 보 단부의 휨모멘트가 Mp에 도달할 때 이음부에는 Mp의 약 0.79배 (=1500 mm/1900 mm)가 작용하므로, 이에 비슷한 수준의 강도를 갖도록 설계하였다.
한편, 이 실험체의 경우 웨브 이음판의 공칭전단강도가 보 웨브의 50% 이상이 되도록 설계하였으며, 이후 상온실험 결과 웨브 이음판의 공칭전단강도에 못 미치는 전단력이 작용한 것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플랜지 이음판과 웨브 이음판의 두께는 각각 12 mm, 9 mm로 정하였고, 볼트는 M22를 사용하였다. 실험체 상세는 Fig. 5와 같다. 파괴양상별 공칭 휨 강도는 현행 국내 설계기준을 참고하여 Table 1과 같이 계산하였다.
웨브 이음판 모멘트 접합부는 웨브에 이음판을 사용하여 기둥과 연결하고 보의 상하부 플랜지를 CJP 용접으로 결합하는 형태의 모멘트 접합부이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다른 실험체와 마찬가지로 접합부가 취약한 반강접합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웨브 이음판을 마찰접합이 아닌 지압접합으로 설계하였다. 보 전단전강도의 50% 수준이 되도록 설계하였으며, 실험 결과 접합부에 작용하는 전단력이 공칭전단강도에 못 미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웨브 플레이트의 두께는 9 mm이고 볼트는 M22를 사용하였으며, 접합부 상세는 Fig. 6과 같다.
이 접합부의 휨모멘트는 오로지 플랜지 용접부가 전달한다고 보고, 그에 따라 용접부 파단 및 보의 소성힌지 형성에 따른 강도를 Table 1에 정리하였다.
2.3 실험 절차
각 접합부 형상마다 동일한 두 가지 실험체를 만들어 상온재하실험과 재하가열실험을 수행하였다. 상온에서의 재하실험에서는 보 부재의 횡비틀림좌굴을 방지하기 위해 중앙부를 횡지지하였다(Fig. 7 참고). Fig. 1에 표시한 것과 같이 실험체의 중앙 및 사분점에서의 수직 변위를 계측하였고, 변형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위치에서는 변형률을 측정하였다(Fig. 4-6(b) 참고).
실험체마다 예상되는 하중을 Table 1에 정리하였다. 여기서 nominal strength는 접합부의 공칭 휨 강도에 따른 예상 하중이고, expected strength는 SM275 강재의 실제 항복강도 및 인장강도를 반영한 예상 하중이다. 볼트 보 단부가 소성모멘트에 도달할 때의 예상 하중(Pexp)은 436 kN이고, 접합부가 완전한 강접합일 경우 이론적인 초기 강성은 이다.
재하가열실험에서는 보 단부 휨모멘트가 상온 공칭 소성모멘트의 50% 수준에 도달하는 하중인 186 kN까지 재하한 후, 하중을 유지하면서 KS F 2257-1의 표준화재곡선을 따라 실험체를 가열하였다. 가열로의 형상은 Fig. 8과 같다.
가열로의 덮개가 실험체의 면 외 거동을 충분히 방지할 것으로 보고 추가적인 횡지지는 하지 않았다. 또한, 장비적 한계로 인해 변위계나 변형률계를 사용하기 어려우므로, 액츄에이터의 변위 값만 사용하여 실험체의 처짐을 확인하였다.
한편, 실제 구조물에서 슬래브에 의한 효과를 반영하고자 보의 인장플랜지를 세라믹울로 단열 처리하였다. 기둥 역시 과도한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를 세라믹울로 채워 보호하였으나, 접합부로의 열전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기둥 플랜지 바깥면은 노출시켰다(Fig. 9 참고).
볼트 및 접합부 요소, 보의 기둥과 인접한 부분 및 기둥으로부터 400 mm 떨어진 위치 등에 열전대를 설치하여 가열 동안 부재 내 온도분포를 파악하였다(Fig. 4-6(c) 참고). 국내 표준내화시험절차인 KS F 2257-1에 의거하여 중앙 처짐이 L2 / 400D=110 mm 이상일 때를 기준으로 실험체의 내화성능을 확인하였다.
3. 실험 결과 및 분석
3.1 상온재하실험 결과
EP 실험체의 경우, 초반에 횡지지 없이 가력을 진행하다가 약 90 kN에서 횡비틀림좌굴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이는 보 단부에 소성모멘트의 약 25%의 휨모멘트가 작용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실험을 일시 중단하고, 주요한 소성 변형이 발생하지 않았음을 확인한 후 횡지지를 추가하여 다시 진행하였다.
실험 결과, 엔드플레이트에 항복선이 형성되며 굽힘이 발생함에 따라 인장측 볼트열에서 모두 인장과 휨에 의한 소성 거동을 보였다(Fig. 10(a) 참고). 이후 계속해서 추가적인 강도 발현을 하다가 엔드플레이트와 보 인장플랜지 사이의 용접부가 과도한 변형으로 인해 파단되면서 실험이 중단되었다(Fig. 10(b) 참고). 보의 압축플랜지에서 경미한 국부좌굴이 확인되었으나, 이는 보 소성모멘트 도달 이후 과도한 변형으로 인한 결과로 보인다.
재료 초과강도를 고려한 보 소성모멘트의 86%까지 강도가 발현되었으며, 이는 Table 1에서 예상한 엔드플레이트 굽힘 강도에 충분히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Fig. 13(a) 참고). 초기 강성은 이론적인 강접합 강성의 약 60% 수준인 25 kN/mm으로 나타났다.
브라켓 실험체는 이음부를 마찰접합 대신 지압접합으로 설계하여 의도적으로 접합부를 취약하게 하였기 때문에, 그로 인해 하중 150 kN부터는 인장플랜지 이음판 마찰면의 미끄러짐이 발생하였다(Fig. 11(b) 참고). 이때, 떨어져 있던 압축플랜지가 서로 맞닿으면서 인장플랜지 이음판에 변형이 집중됨에 따라 소성거동을 하였다(Fig. 11(c) 참고). 이후 계속해서 추가 강도를 발현하다가 보 단부가 소성모멘트에 도달한 후 보 인장플랜지의 용접부가 파단되면서 스캘럽이 찢어졌다(Fig. 11(d), (e) 참고).
Fig. 13(b)는 브라켓 접합부의 실험 결과 하중-처짐 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여기서 Pexp(slip)은 마찰계수 0.5를 적용하여 계산한 공칭강도이다. 최종적으로 재료 초과강도를 고려한 보 소성모멘트의 약 107%까지 강도가 발현되었으며, 초기 강성은 이상적인 강접합 강성의 약 60% 수준인 26 kN/mm로 나타났다.
웨브 이음판 모멘트 접합부 실험체는 초기에 다른 실험체에 비해 적은 처짐이 발생하다가 플랜지 항복 이후 인장플랜지 용접부 근처가 파단되면서 실험이 중단되었다(Fig. 12(a) 참고). 웨브 이음판에 미끌림이 발생하여 회전한 것이 관찰되었으나, 볼트 및 웨브 이음판에 소성 거동으로 인한 잔류변형은 거의 남지 않았다(Fig. 12(b) 참고).
강도 측면에서는 재료 초과강도를 고려한 보 소성모멘트의 약 101%까지 강도가 발현되었으며, 초기 강성은 29 kN/mm로 이상적인 강접합 강성의 약 70% 수준으로 나타났다(Fig. 13(c) 참고).
3.2 재하가열실험 결과 및 분석
Fig. 14는 실험체별 시간에 따른 처짐을 나타낸 것이다. 한계 처짐 110 mm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엔드플레이트, 브라켓, 웨브이음판 접합부 각각 28분, 39분, 34분으로 나타났다.
Fig. 15는 부위별 시간에 따른 온도변화를, Fig. 16은 한계 상태에 도달했을 때 위치별 보 단면 내 온도분포를 각각 나타낸 것이다. 기둥 외부면으로부터 400 mm 떨어진 위치에서는 노출된 플랜지 및 웨브의 온도가 700~800℃까지 상승한 반면 단열된 플랜지의 온도는 300~400℃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접합부 형태에 따른 영향은 미미했다.
반면, 기둥 근처의 보에서는 단열된 플랜지의 온도가 노출된 부분의 온도와 비슷하여 상대적으로 고른 단면 내 온도분포가 나타났다. 한계상태에서 엔드플레이트, 웨브이음판, 브라켓 접합부 순으로 온도가 낮게 계측되었으나, 동일한 화재노출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접합부 종류와 무관하게 유사한 수준으로 온도가 나타났다. 이는 기둥에서 떨어진 위치에서는 금방 부재 온도가 상승하는 반면, 기둥 근처에서는 열 유입이 적기 때문에 열적 과도 상태에 있어서 부재 온도가 화재노출시간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생각된다.
실험 결과, 접합부의 종류와 무관하게 모든 실험체에서 보의 소성 굽힘으로 인한 파괴가 발생했다. 또한, 볼트, 이음판 등 접합부 요소는 중요한 구조적 손상을 보이지 않았다.
엔드플레이트 실험체의 경우, 상온재하실험에서에 비해 재하가열실험에서 엔드플레이트 및 인장측 볼트의 변형이 적게 발생한 것을 확인하였다(Fig. 17 참고). 마찬가지로 브라켓 접합부의 경우, 이음판 및 볼트의 변형이 경미하게 발생했을 뿐 실험체의 파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보에 형성된 소성힌지로 보여진다(Fig. 18 참고). 웨브 이음판 실험체 역시 마찬가지로 보 단부의 굽힘을 제외하고는 잔류변형이 발견되지 않았다(Fig. 19 참고).
대부분의 실험체에서 접합부가 취약하도록 설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보에서 먼저 파괴가 발생한 이유는, 보에 비해 접합부의 형상이 복잡하여 열 유입이 적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내화설계기준[6],[7]에서는 강재가 400℃까지 상온의 항복강도를 유지하다가, 이후 항복강도가 급격하게 감소하여 700℃에 이르러서는 상온의 약 4분의 1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실험의 경우, 기둥에서 400 mm 떨어진 부근의 온도가 700℃를 넘어설 때에도 아직 기둥 부근의 온도는 400℃ 수준에 머물러 있으므로(Fig. 15 참고) 보에서 급격한 강도 저하가 발생하여 접합부 요소보다 먼저 파괴되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다만, 브라켓접합부 실험체는 다른 실험체와 달리 기둥에서 떨어진 위치인 이음부 바깥쪽에서 소성힌지가 형성되었다. 이는 이음부에서 보와 보 사이의 간격이 열전달에 미친 영향과 플랜지 및 웨브 이음판이 보 단부에 작용하는 구속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성힌지가 기둥 근처에서 발생한 다른 두 실험체는 실험 중 급격한 처짐이 발생했지만, 브라켓접합부 실험체는 비교적 완만한 처짐이 발생하며 한계 처짐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가장 길게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결과적으로, 강구조 보-기둥 접합부가 화재에 노출될 경우 주변 부재의 온도가 먼저 상승하면서 간접적으로 보호받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또한, 상온에서 접합부 요소의 파괴가 발생할 경우 취성적인 거동을 유발하는 데 반해 고온에서 보 단부의 연성적인 소성 굽힘 거동으로 파괴 양상이 바뀔 수 있으며, 따라서 단순히 한계온도에서의 재료항복강도를 상온 설계식에 적용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4. 결론 및 한계점
이 연구에서는 엔드플레이트 접합부, 브라켓 접합부, 웨브 이음판 모멘트 접합부를 대상으로 상온재하실험과 재하가열실험을 통해 강구조 보-기둥 접합부의 고온 거동 특성을 확인하였다.
결과적으로 상온에서 접합부가 취약하게끔 설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화재 노출 시 접합부의 파괴보다 보 부재의 소성굽힙이 더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화재노출 시 기둥에서 400 mm 떨어진 위치의 보에서는 파괴시점까지 약 700–800℃ 수준까지 온도가 상승했으나, 기둥 근처에서는 상대적으로 100–200℃ 낮은 온도를 유지하였다.
이는 엔드플레이트 및 웨브이음판 접합부의 경우 형태적 특성으로 인해 접합부의 열유입량이 보보다 적어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된 것으로 보이며, 브라켓접합부의 경우 접합부 거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장플랜지를 단열하여 비슷한 위치의 보에서 소성굽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수행한 실험은 보 및 접합부를 피복하지 않고 화재에 노출시켜 급격한 온도 상승을 유도했다. 내화피복이 충분히 되었을 경우, 국부적인 열 유입의 차이에 비해 부재 내부적으로 열 확산이 되는 속도가 빨라 접합부와 보 부재의 온도가 비슷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접합부의 파괴가 선행될 수 있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실험 규모 및 형태적 한계로 인해 십자형 접합부 형상의 실험체를 제작하였으나, 이로 인해 일반적인 보의 3면 노출 화재 실험과는 다르게 이 실험에서는 화재 노출면이 위를 향하게 되었다. 따라서, 보의 무피복면이 충분히 열에 노출될 만큼 덮개와의 간격이 충분했는지에 관해 해석적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강구조 접합부의 내화성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내화피복된 상태에서 화재에 노출시켜 보 부재와 접합부 간의 온도 차이를 상세히 측정해야 하며, 실험체의 형태적, 규모적 제약으로 인한 한계점을 최소화한 실험이 수행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운영비지원(주요사업)사업으로 수행되었습니다 (과제번호 20230101-001, 국민 생활안전 전주기 화재안전 통합관리체계 구축 연구).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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